웅천읍성 창원 진해구 성내동 문화,유적

바람이 선선하게 불던 가을 오후, 진해구 성내동의 웅천읍성을 찾았습니다. 도심의 건물들 사이로 돌담이 모습을 드러내며, 오랜 세월을 버텨온 흔적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햇빛은 낮게 내려앉았고, 담벼락 위로 억새가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웅천읍성은 조선시대 지방 행정과 군사 기능을 함께 담당하던 성곽으로, 당시 웅천현의 중심이었던 곳입니다. 15세기 후반에 처음 쌓았으며, 이후 여러 차례 보수를 거쳐 지금은 일부 구간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바람이 돌담 사이를 스치며 만들어내는 소리가 묘하게 차분했고, 시간의 층위가 고스란히 쌓인 듯했습니다. 단단한 돌과 흙이 함께 빚은 세월의 무게가 인상적이었습니다.

 

 

 

 

1. 진해 중심에서 읍성으로 향한 길

 

웅천읍성은 진해역에서 차로 5분 거리, 성내동 주택가 안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에 ‘웅천읍성’으로 검색하면 정확히 안내되며, 인근에는 ‘웅천초등학교’와 ‘진해문화센터’가 위치해 있습니다. 주차는 읍성 남문 옆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고, 주차 후 도보로 2분이면 성벽 입구에 닿습니다. 길은 완만하고 보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 편했습니다. 입구에는 ‘사적 제302호 웅천읍성’이라 새겨진 표지석이 서 있고, 안내판에는 복원된 구간과 옛 지도가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주변은 조용한 주택가이지만, 담장 너머로 보이는 돌의 질감이 풍경의 분위기를 바꿔놓습니다. 도심 속에서도 시간을 거슬러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2. 성곽의 구조와 첫인상

 

웅천읍성의 성벽은 돌과 흙을 섞어 쌓은 전형적인 평지성 구조로, 둘레는 약 1.6km에 달합니다. 현재는 동문, 서문, 남문 일부가 복원되어 있으며, 성벽 위로는 돌계단을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돌은 크고 작은 형태가 섞여 있으며, 틈새에는 이끼가 자라 세월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복원된 남문은 홍예문 형태로, 아치형 천장이 단단하게 짜여 있습니다. 성벽 위에서 내려다보면 진해 시내와 멀리 바다가 함께 보입니다. 바람이 강하게 불 때면 성돌 사이에서 은은한 휘파람 같은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묘하게 정적을 깨뜨리며 리듬을 만들었습니다. 성곽의 견고함 속에서도 자연과 시간이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 웅천읍성의 역사적 배경

 

웅천읍성은 1490년(성종 21년)에 축조된 것으로, 남해안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 요충지였습니다. 동시에 웅천현의 행정 중심지로서 관아, 객사, 향교 등이 성 안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왜군의 침입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이후 여러 차례 중수와 복원을 거쳐 현재의 형태로 남게 되었습니다. 성 안에는 동헌과 객사의 터가 남아 있으며, 안내판을 따라가면 옛 관아 건물의 기단이 남아 있습니다.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장소였습니다. 또한 웅천은 지금의 진해의 전신으로, 이 읍성이 당시 도시의 중심이었음을 보여줍니다. 돌 하나하나에 지역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스며 있었습니다.

 

 

4. 주변 풍경과 복원 공간

 

읍성 주변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좋았습니다. 복원된 성벽 위로 오르면 성내 마을의 지붕과 멀리 진해만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곳곳에는 벤치와 나무그늘이 있어 잠시 쉬어가기 좋았고,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는 가족들도 보였습니다. 가을빛이 돌벽을 따뜻하게 물들이고, 잎이 떨어질 때마다 흙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습니다. 남문 근처에는 옛 우물터와 창고 터가 복원되어 있어 당시 생활상을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안내문에는 발굴 당시 발견된 기와 조각과 토기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한 유적이 아니라, 마을과 함께 살아 있는 역사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용하면서도 생동감이 있었습니다.

 

 

5. 인근에서 함께 둘러볼 명소

 

웅천읍성을 둘러본 뒤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의 ‘진해현 관아지’를 방문했습니다. 복원된 동헌과 객사가 당시 관청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진해루’로 이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즐겼고, 점심은 ‘성내시장’ 안의 ‘해물칼국수집’에서 따뜻한 국수를 먹었습니다. 오후에는 ‘진해근대역사관’을 찾아 근대 진해의 도시 변천사를 살펴보았습니다. 웅천읍성, 진해현 관아지, 진해루를 잇는 코스는 진해의 역사적 맥락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루트였습니다. 바다와 성곽,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한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6. 방문 시 알아두면 좋은 점

 

웅천읍성은 연중무휴로 개방되어 있으며, 입장료는 없습니다. 성벽 일부는 경사가 있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에는 벌레가 많으니 긴 옷차림을 권장하며, 겨울에는 바람이 세기 때문에 방한복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해 질 무렵 방문하면 노을빛이 성벽을 물들이며 아름다운 사진을 남길 수 있습니다. 안내판에는 한글과 영어 설명이 함께 표기되어 있어 외국인 관광객도 이해하기 쉽습니다. 주차장은 남문과 동문 쪽 모두에 있으며, 근처 공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조용히 걸으며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데 약 30분이 소요되며,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빛과 그림자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마무리

 

웅천읍성은 돌로 쌓은 성곽이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시간과 도시의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흙길 위를 걸으며 손끝으로 돌의 결을 느끼니, 조선의 풍경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성벽 위에서 바라본 하늘과 강, 그리고 멀리 바다의 빛이 어우러져 고요한 아름다움을 완성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돌과 바람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고, 그 단단한 존재감이 이 도시의 뿌리를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봄 벚꽃이 피는 시기에 다시 찾아, 성벽을 따라 흐르는 꽃잎과 바람의 결을 함께 느껴보고 싶습니다. 웅천읍성은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굳건히 진해의 역사를 품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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